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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6 06:08
“카페·술집 두고 우리만”…PC방·노래방업주들, 영업정지에 눈물
 글쓴이 : 이석진
조회 : 14  
“하루도 빠짐없이 24시간 영업을 하다 보니까, 이번에 문을 닫게 되면서 가게 열쇠를 한참 찾았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사회악(惡) 취급을 받으니 버틸 힘이 없네요.”

서울 강서구에서 PC방을 8년간 운영해온 김창수(가명·42)씨는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수도권 PC방에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달 아르바이트생 6명 중 2명을 내보내기까지 했지만, 이번 영업 정지 조치가 이어진다면 아예 폐업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는 왜 카페는 두고 PC방만 닫게 하나?”…속 타는 업주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매출 악화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자영업자들이 또다시 찾아온 코로나19 대유행에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특히 영업 자체를 할 수 없게 된 PC방, 노래연습장 등 이른바 ‘고위험 업종’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당장 생계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업주들은 당장 건물 임대료나 관리비 등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영업도 못하게 됐는데, 이번 달 임대료나 관리비는 무슨 수로 내야 할지 걱정된다”면서 “몇시간 만에 영업 중단 결정이 내려지면서 미리 들여 놓은 냉장식품이나 음식재료 등은 못 쓰게 될 것 같아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나눠줬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의 한 PC방 업주 A씨는 “정부가 시키는 대로 이용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하게끔 하고, 출입자 명부도 작성해 관리했다”면서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엔 공감하지만 아무런 보상안이나 대책 없이 영업을 정지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성토했다.

PC방 업주들은 업계와 논의 없이 갑자기 문을 닫게 한 방침에 분노를 터뜨렸다.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회장은 “PC방을 고위험 업종으로 선정할 때나 집합금지 명령을 내릴 때나 정부는 단 한 번도 상의하지 않았다”면서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렸는데, 갑자기 영업을 정지하라고 하니 당황스러우면서도 어이없다”고 밝혔다.

‘코로나 재확산’에 아르바이트생도, 시장 상인도 한숨

이번 조치로 영업이 정지된 노래방 등에서도 불만은 터져 나왔다. 서울 양천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5월부터 두 달 가까이 영업을 못 하다가 다시 문을 연 지 한 달 됐는데 너무하다”면서 “노래방 문을 닫는다고 해서 코로나19가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먹고 살 방안은 마련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분노했다.

아르바이트생들도 졸지에 일터를 잃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PC방 업주 이모(44)씨는 “길게는 1년 넘게 일했던 직원들을 바로 해고할 수도 없어서 우선 가게 내부 청소와 정리를 시키고 있다”면서 “이달 30일까지로 정한 영업 정지 기한을 연장한다면 그땐 직원들을 내보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씁쓸해했다.

정부가 지정한 고위험 업종은 아니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도 깊긴 마찬가지다. 긴 장마에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겹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은 탓이다. 30년 넘게 남대문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최모씨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며 “초기엔 작년 매출의 20% 정도라도 (매출이) 나왔는데, 지금은 거의 적자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시장 경기에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지난 20일 ‘코로나19에 따른 외식산업 변화 양태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올해 5월 외식업체 영업실적을 추정한 결과, 점주가 벌어들인 영업이익과 인건비를 더해 작년 동기 대비 총 346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18/0004720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