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만화를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직접 제작하는 시간을 가끔씩 주었다. 그러면 자로 열심히 칸을 만들고 나름대로 글도 지어내면서 상당히 몰두하곤 한다. 물론 기존에 나와있는 작품이나 텔레비젼에서 방영한 주인공을 게재하는 경우도 있고, 일상에서 느낀 점을 표현하기도 한다. (뽀빠이와 올리브)가 전자에 속하고 (바이킹을 타는 사람들)이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두 작품은 매우 개성적이고 애니메이션이라는 프로그램을 훌륭히 수행한 작품이라고 여겨서 부분적인 발췌를 해둔 것이다. 전편을 다 감상할 수 없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나름대로 아동의 만화에 대한 단면을 추적해볼 수는 있다. 먼저 (뽀빠이와 올리브)는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의 작품으로 뽀빠이와 올리브가 집청소를 하는데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불어닥쳐서 당황해하는 장면으로 주제설정도 특이할뿐더러 인물묘사도 너무 재미있다. 회오리바람에 놀라고 있는 올리브와 모자를 쓰고 담배파이프를 입에 물었으며, 불끈 튀어나온 근육과 그 위에 새겨진 뽀빠이특유의  마크가 매우 인상적이다. 그리고 인물묘사뒤로 불고 있는 회오리바람의 표현으로 당황스런 주인공들의 심정을 십분 헤아릴 수 있다. 그리고 인물의 입모양을 모두 동그라미로 표현한 것은 그림과 달리 말을 하고 상황을 이어나가는 만화의 성격을 아동 나름대로의 애니메이션적 긴장감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바이킹 타는 사람들)은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의 작품으로 평소에 그리던 인물상에서 완전히 다르게 다소 생략적인 요소까지 곁들여가면서 만화와 그림과의 차별성을 보여주었다. 바이킹을 타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맨 왼쪽 사람은 바이킹에 간들간들 매달린 상태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있는데 눈알을 튀어나오게 함으로써 상황의 긴박감을 표현하였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사람에 비해 웃는 표정의 사람들은 바이킹을 즐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바이킹을 타는 긴장감속에서 "너를 사랑해 정말"이라는 고백과 "얼레 꼴레리 사랑한대요"라며 놀리는 멘트에서 초등학교 1학년답지 않은 조숙함을 느낄 수 있으며, 알맞은 구도와 과감히 생략된 인물표현과 이와는 상반되게 한명한명의 얼굴에 표정을 넣어 상황을 표현한 점에서 아동이 충분히 애니메이션을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제 봐도 재미있으며,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아이들의 천진한 눈빛과 장난기 머금은 미소가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