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회화사에서 진경산수와 더불어 또하나의 두드러진 양상은 '풍속화'의 유행이었다.

당시 유명한 화가인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와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을 주축으로 발달한 풍속화는 주로 생활상을 소재로 묘사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은 서로 쌍벽을 이루며 발달하였는데 화풍이나 소재면에서는 서로 대조를 이루기도 한다.

김홍도의 경우 주로 서민들의 생활상을 소재로 하여 굵고 힘찬 화필로 다소 투박하면서도 거친 느낌이 들어 남성적이며 익살과 해학이 넘친다. 주로 생활 속에서 포착되는 재미있는 장면을 능란한 구도와 서민적 정서로 잘 승화시켰다는 점이 돋보이는데 널리 알려진 '서당도'와 '씨름'등의 작품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반면에 신윤복은 섬세한 화필로 주로 한량이 선비와 기녀를 중심으로 한 남녀간의 애정장면이나 춘화적 기질이 돋보이는 작품 등이 있는데 김홍도에 비하면 상당히 여성스럽고 도시적 세련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신윤복의 대표적 작품인 '미인도'의 경우, 단아한 이마. 고운 눈매, 매혹적인 입술, 부드럽고 우아한 자태를 지닌 최고의 걸작품이며 당시에 유행했던 의상과 헤어스타일등을 가늠할 수도 있다.

한편, 김홍도와 신윤복은 풍속화법을 계승한 산수화에서도 독특한 화풍을 보여주었으며, 이들의 풍속화는 후에 서민들의 민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여태까지의 특징적인 소재나 산수화의 계승 속에서 새로운 양상으로 발생한 풍속화는 조선후기의 생활상의 모습과 의식주를 고증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