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기의 대표적 화풍은 '안견파'를 주축으로 한 중국화풍이 주조를 이루었었다.

그러나 후기로 접어들면서 주목할만한 양상은 '진경산수화'의 등장이다. 진경산수는 겸재 정선에 의 비롯되었는데 이제까지의 중국적 소재와 화풍에서 벗어나 우리 나라의 산천을 소재로 삼아 직접 둘러보고 직접그린 그림이다.

이렇게 실경(實景)을 소재로 그린 것은 이미 고려시대에서 조선전기에 걸쳐서 나타나던 양상이었으나 주로 중국화풍의 모방이나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들이 많았다. 여기에 견주어 볼 때 우리 나라의 실경을 소재로 독자적인 한국화풍을 일으킨 정선의 화풍은 매우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정선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금강전도(金剛全圖)'와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등이 있는데 특히 금강전도의 경우, 봉우리들은 반조감도적 구도로 수많은 개수의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표현하였고 왼편에는 토산을 배치하고 오른편에는 수직준(垂直猚)으로 뾰족한 봉우리와 암산을 그려넣어 비교적 부드러운 토산과 예리한 첨봉들간의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대조적인 느낌속에서도 원형을 이루고 감싸안고 있는 듯한 산 전체의 구도는 서로의 대비속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독특한 화풍이다.

비록 당시 유행하던 중국의 남종화풍을 토대로 발전을 시작하였지만 우리 나라 실경을 소재로 하여 구축한 정선의 독자적인 화풍은 조기후기의 회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임은 틀림없다.

                                                                                                        (한국회화사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