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초기의 화단은 곽희파 화풍, 마하파 화풍, 명대(明代)의 원체 화풍 및 절파화풍, 미법산수 화풍 등이 중국으로부터 전래되어 왔는데 이러한 화풍들은 우리 나라 화풍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 중에서 곽희파는 조선 초기의 산수화단에 제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던 안견(安堅)화풍의 토대가 되었다. 安堅은 그 당시 서예가이자 화가이며 음악가였으며 최대의 중국화 소장가였던 안평대군(安平大君)의 영향으로 대화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몽유도원도는 정묘년 1447년 4월 20일에 안평대군이 박팽년과 함께 도원을 몽유하고 그 내용을 안견에게 명하여 그리게 하여 3일만에 완성된 산수화로 그림의 첫머리에 안평대군의 발문과 23편의 찬문(讚文)이 곁들여 있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구성과는 달리 그림내용이 왼편 하단부로부터 오른편 상단부 쪽으로 전개되는 것이 이색적이며, 현실세계의 山水는 토산에 야산(野山)으로 평범하게 처리하였으나, 꿈속의 도원(桃源)의 정경은 환상적으로 표현하여 현실과 이상과의 차이를 현저하게 둔점이 특징적이다.

또한 독립성을 지닌 산군들이 하나하나 모여 종합적인 산수를 연출하고 있으며, 왼편의 정경은 정면에서 그려진 구도인데 반해 오른편의 도원정경은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본 조감도법을 활용하여 공간에 대한 시각적 효과가 불긋불긋한 도화나무들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느낌으로 이끌고 있다.

비록 안견이 중국화풍의 영향을 받기는 하였지만 독특한 공간구성에 대한 해석과 특이한 화면구도의 사용으로 한국화풍의 일맥을 이루어 조선초기 화단에 '안견화풍'을 확립할 수 있었다.